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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학생 시절에 쓰던 외장하드를 열어보았다.
비밀번호가 걸려 있어서 잘 확인하지 않던 외장하드였는데, 1학년시절부터 5학년 졸업작품 작업파일까지 자료들도 들어있고, 필름카메라를 처음 구입한 2017년 1월부터 찍었던 사진들도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중고나라에서 펜탁스 미슈퍼를 케이스, 광각렌즈, 스트랩까지 15만 원에 구입하고 유통기한이 지난 필름 한 롤도 받았다.
요즘 시세를 찾아보니 22-25만원 정도인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값이 오르는 공산품에 필름카메라도 있습니다 여러분)
홍대입구에서 거래를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열차에서 찍었던 사진들부터 찾을 수 있었다.
카메라 구입 직후에 찍은 첫번째 두 번째 사진. 초점도 안 맞고 빛도 들어가 있다.
며칠 뒤 동네를 걸어 다니며 찍은 사진. 졸업한 초등학교와 그 등하굣길.
이제는 밝기와 초점이 맞아간다.
나왔다 필름카메라로 찍은 역대 no.1 사진
이건 가장 좋아하는 풍경.
공지천과 어린이회관 사이에 있는 굽이진 골목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사진으로는 그 미묘한 분위기가 담기지 않아서 아쉽다.
강원도 춘천시에서 가장 사랑하는 곳 공지천 부근이다.
춘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집이라는 느낌, 그다음은 공지천의 탁 트인 풍경이다.
산과 호수와 오리배는 낭만의 모든 대표주자를 한 곳에 모아놓은 느낌이랄까.
필름카메라에 대해 공부를 하기도 전에 덜컥 구입부터 해버려서 놀랍지도 않게 두 번째 롤은 완전히 날려버렸다.. 필름 롤을 빼내는 방법을 몰라서 찢어진 것이다.
그 안에 스페인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찍었던 사진들은 퍽 멋있었는데 아쉬울 따름이다.
그래도 그나마 건졌던 사진들도 몇 개 있다. 이전 여행 폴더에 올린 사진들이 대다수이지만 가능한 안 겹치게 올려보겠다.
2017년 2월 첫 방문한 구겐하임 빌바오
빌바오는 스페인 북쪽 대서양(비스케이만) 연안이기 때문에 흔히 생각하는 지중해성 날씨는 아니었다.
긴 노출을 고려하지 못하고 카메라 고정을 못한 초보자의 결과물
마약 중독자의 시야를 이해할 수 있는 사진처럼 보인다.
2017년 3월, 3학년 1학기 근린생활시설 사이트였던 정릉 고가대로 앞
사이트 답사를 갈 때도 필름카메라로 찍고, 현상하고, 발표자료로 넣고 정말 부지런했구나.
이제는 밤에도 흔들림이나 빛 번짐 없이 잘 찍고 성장했네..
3학년 2학기에 살던 기묘한 쉐어하우스 근처 정릉의 한 골목길.
왜 기묘했냐 하면, 복층이 있는 아파트 빌라였는데 아래층에는 주인아주머니의 친구분이 가끔 오시고,
위층에는 3명의 학생이 살았는데 한 명은 거의 나타나지 않아서 결국 두 명이 큰 집에서 살았다.
2017년에 나는 정말로 건축을 사랑했나 보다.
학기 중 공강을 이용해서 일본 가나자와에 있는 21세기 미술관에 가기 위해 일본여행을 떠났다.
비가 정말 많이 와서 우산도 망가졌더랬다.
가나자와는 비가 많이 오는 동네인가 보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태풍이 왔던 거였고, 가나자와에서 오사카로 가는 고속열차마저 교토에서 운행을 중단할 정도로 심각한 태풍이었다.
필름에 빛이 들어간 것에 대한 변명이다. 이때쯤에는 필름카메라에 대한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에 변명이 필요하다.
2018년 2월에 엄마랑 단둘이 떠났던 홍콩여행
1월쯤에 엄마랑 심각하게 싸우고 (일방적으로 나의 속상함으로 인한 단식투쟁이었지만) 화해의 여행이었다.
날씨도 좋고, 도시의 경관도 다채롭고, 맛있는 것도 많고 좋은 기억이 많다.
사진 색감이 너무 예뻐서 인디밴드 앨범자켓 사진 같다고 자축한다.
앨범자켓사진 필요하신 분 연락 주세요~
홍콩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야경
건물도 멋지지만 강가에 반사된 조명이 마치 밤에 뜬 무지개같다.
예전에는 한국 건축가들이 홍콩건축을 많이 언급하곤 했는데 이제는 스카이라인은 포기한 걸까?
서울 no.1 전망대, 청운문학도서관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볼 수 있다.
청운문학도서관 가는 길
위층은 책을 읽을 수 있는 한옥이 있고,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도서관 건물이 있다.
작은 인공폭포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도 들리고 책을 읽고있으면 조선시대 선비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
거의 매 학기 이사를 다니던 대학시절 서울살이 no.1 집 부암동, 지금은 없어진 파스타 가게.
서울의 심장이라고 생각하는 광화문과 가까우면서도 한적한 동네여서 중소도시 춘천 출신인 사람에게는 최적화된 주거지였다.
물론 주말에는 등산객과 놀러 나온 사람들로 매우 붐비긴 하지만, 주말에 나는 다른 동네로 놀러 가면 되니까!
2017-2019년 좋아하던 것: 건축 & 가수 이승열
2019년 롤링홀 콘서트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실 2017년에도 콘서트에서도 사진을 찍었는데 검은색 빼고 아무것도 없어서 차마 올릴 수 없다 ㅎㅎ
예전 사진들을 되돌아보며 혼자 추억에 잠겨본다.
데이터 보관을 잘 못 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디에 보관했는지 기억을 못한 거였다니.. 조금 놀랍다.
요즘 펜탁스 미슈퍼는 조금 상태가 안 좋아 방치하고 두 번째로 구입한 콘탁스 TVS를 주로 사용하곤 했다.
남대문상가에서 수리를 하고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어보아야지.
사진을 찍으면 좋은 점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요즘 나는 어떤 사진을 찍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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