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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고 있었던 2년 전 코펜하겐 여행기를 다시 정리하며 사진을 올려본다.
코펜하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본 계기는 얼마 전 알게 된 언니가 코펜하겐에서 거주했던 기억을 공유하며 다시금 도시의 건축과 삶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2023년 10월 아직 네덜란드에서 일하던 시기에 생일을 자축하며 다녀온 여행이다.
경험주의자로서 생일에 선물을 받는것 보다 여행을 다녀오는 것이 더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사진에서 알 수 있듯 여행 내내 날씨는 흐렸지만, 생각한 코펜하겐의 분위기와 더 어울렸기에 도시를 즐기는 데에 도움이 되었다.
공항 터미널부터 군더더기 없이 잘 관리된 모습이다. 고층 사무소건물의 주 출입구같은 느낌이 난다.
공항 건축이 국가와 도시의 이미지를 나타낸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어떻게 이용되는지를 살펴보면 그 곳에 대해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펜하겐 공항은 이르지 않은 아침이었음에도 조용했다.
시청 앞 광장
보통 도시의 중심부에 위치한 광장에는 맥도날드가 있기 마련인데 코펜하겐에는 버거킹과 KFC 가 있었다.
버거킹과 KFC를 좋아하는 일인으로서, 기쁘고 흥미로운 일이다.
코펜하겐에서 맥도날드는 기차역 안에 위치한 1곳 밖에 못 봤지만 분명 멋진 맥도날드 건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17세기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만 해도 왕궁으로 이어지는 항구로 쓰이며 음주와 성매매가 성행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19세기 코펜하겐 항구가 만들어 지면서 보행자 중심의 공간으로 바뀌고 지금과 같은 관광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덴마크 대표 인물인 동화작가 안데르센도 이 거리에 살았다고 한다.
운하를 마주보며 줄지어진 건물들이 네덜란드와 유사하다는 생각을 줄곧 했는데,
코펜하겐 도시 건설하던 시기에 암스테르담에서 건축가를 초빙하여 도시계획을 했다고 하니 합리적인 추론이었다.
17세기에 지어진 기존 도서관과 현대적인 신축 건물이 에스컬레이터로 연결된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두 건물 사이를 오가면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오래된 도서관 건물에는 고서들이 꽃혀 있고 그곳에서 공부하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코펜하겐의 도시 건축 역사에서부터 현대건축까지 건축에 관련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룬 건축 박물관이다.
전체가 박물관은 아니고 식당, 헬스장 등 일반 상가시설들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도 거대한 규모가 살짝 버거웠는지 중간중간의 전시들은 밀도가 낮은 경향이 있어서 조금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건물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대형 미끄럼틀.
나중에 찾아보니 OMA에서 설계한 건물이었다. 위트있는 설계를 한다는 생각은 들었던 적이 없어서 혼자서 놀랐다.
17세기 해군을 위해 지어진 아파트 단지였지만, 현재는 군인이 아닌 일반 시민도 거주할 수 있는 건물도 있다.
도시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오렌지-노란색 빛깔의 주택 단지는 시선을 사로잡는다.
회색빛 도시일 거라 예상했던 코펜하겐에서 아기자기한 주택 단지를 마주하다니, 도시의 의외성을 발견하면 기쁘다.
에너지 발전소 겸 스키를 탈 수 있는 공간이다.
두가지 서로 연관성이 없는 프로그램을 융합하다니 놀라운 일이다.
눈이 없는 10월에는 잔디 스키를 타는 사람들이 많았다. 과연 생활체육의 나라
천체관측소는 외관부터 인상적이어서 꼭 들어가 보고 싶었다.
내부는 마치 고래의 뱃속에 들어온 듯한 예상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코펜하겐에서는 자전거를 빌려 도시를 돌아다니고, 하루는 공원에서 조깅을 했다.
자전거를 타거나 조깅을 하면 처음 방문한 낯선 도시에서도 주민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우연히 마주한 호수 풍경.
안데르센의 동화 백조 왕자 속 한 장면처럼 고요하고 아름다웠다.
코펜하겐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곳
가보고 싶었던 여러 장소 중 고민 끝에 마지막 일정으로 선택한 곳이다.
간단한 샤워실과 탈의실, 그리고 다이빙할 수 있는 계단만 갖춘 단순한 바닷가 수영장이었다.
추운 날씨에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수영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공간이 사람을 끌어들이는 힘을 실감했다.
건물이 계획대로 쓰일 수 있게 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어떤 재료를 쓰는가 일 것이다.
아무리 화려한 형태와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건물이라도, 나무가 뒤틀리고 철이 녹슬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질 것이다.
최소한의 건축적 개입을 통해 사용자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새로운 장소성을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건축의 본질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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