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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설 연휴에 가족들이 유럽여행을 왔을 때 다녀온 도시들이다.
필름들을 고스란히 보관해 놓았다가 지난주에 인화해서 받아보았다.
런던은 엄마, 아빠, 오빠와 다녀왔다.
2015년 이후로 근 10년 만에 넷이서 다녀온 유럽여행이었다.
가족여행을 기획하는 자녀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정량의 자유시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오빠는 토트넘 경기를 보러가고(오빠는 여행기획 안 하고 나만 했지만) 나는 국립극장에서 연극을 한 편 보았다.
연극도 좋았지만 그보다 더 아름다웠던 것은 끝나고 탬즈강에서 본 노을이다.
마치 디즈니 영화처럼 국립극장 외부에서 색소폰을 연주하는 사람이 있었다.
국립극장 소속 연주가일까? 오디션이 있었을까? 이 아름다운 시간에 멋진 건물에서 멋진 연주를 하는 저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 궁금했다.
워털루 다리를 걷다가 마주친 풍경, 런던아이와 이층 버스
아빠는 2층버스를 아침에 한 번 저녁에 한 번 타겠다고 선언하셨지만 게으른 여행동료들 때문에 한 번밖에 못 타고
대신 미안한 마음에 멋진 사진들을 찍으려고 노력했다.
런던과 파리를 유럽을 대표하는 도시로 꼽고는 한다.
도시의 면적은 파리가 훨씬 작기 때문에 밀도도 훨씬 높고, 그로 인한 도시의 에너지 농도도 높다.
런던은 그 규모와 피로도가 도쿄가 떠오른다.
파리는 왜 다른 도시와 비교할 수 없이 대명사 Paris 로만 표현 가능할까? 런던에 가면 늘 파리가 생각난다-
오빠는 한국으로 돌아가고 엄마아빠와 함께 포르투갈로 떠났다-!
처음 목적지는 포르투
2017년 처음 방문한 뒤로 가장 애정하는 도시가 되어버린 곳.
도착해서 첫 점심을 먹는 동안 광장에서 한 음악가가 연주를 했다. 이 도시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환생은 꼭 과거에서 미래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다음 생에는 1920년대 포르투에서 태어나 도우루 강변에서 와인바를 운영하는 삶을 살고 싶다-
이전에 가봤던 장소들을 복기하듯이 가보면서 새로운 추억들을 쌓았다.
포트와인에 미친 사람으로서 이번 여행에는 와이너리를 방문했다.
Graham 와이너리를 보고, 둘러보기를 마친 뒤 와인 3잔을 시음해 볼 수도 있었다.
처음 해보는 와이너리 투어도 의미 있었지만 강 건너에서 보는 도시의 풍경도 참 아름다웠다.
포르투의 상징과도 같은 동 루이스 다리.
언제나 한 발짝 떨어져 있어야 더 잘 볼 수 있는 건 인생의 아이러니이다.
이번에도 알바로 시자의 세랄베스 미술관에 갔다.
유럽을 여행하며 한 도시를 두 번 여행하고 같은 미술관을 다시 방문할 수 있다니 감격스러웠다.
한 도시를 며칠 여행한 뒤에 한 나라를 다 돌아본 것 같은 착각이 들 때가 있는데, 다시 한 포르투 여행은 나의 오만을 잠재워 주었다.
마지막여행지 리스본
처음 가보는 리스본, 확실히 포르투보다 규모가 크고 수도의 느낌이 나는 곳이었다.
리스본의 만남의 광장이라고 할 수 있는 호시우 광장에서 볼 수 있는 두 가지 풍경.
1755년 리스본에 도시 전체가 무너지는 대규모 지진이 일어났었는데 그 이후에 재건되었다고 한다.
리스본을 두 단어로 표현하자면 노란색, 그라피티가 될 것 같다.
그리고 곳곳에 신대륙을 향한 300년 전 열망이 남아있다.
이 사진은 하늘 색감과 구도까지 마치 18세기 유화처럼 보인다. (자동차 불빛 무시)
포르투갈은 특히나 리스본은 필름카메라와 궁합이 잘 맞는 장소인 것 같다.
적당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고 그 속에서 사람들이 분주하게 살아가는 모습이 필름카메라의 속성과 닮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리스본에서는 유명한 관광지의 건축물보다 일반적인 건물과 도로의 풍경 사진을 더 많이 찍었나 보다.
2017년 마드리드에서 한 달을 지내면서 포르투와 리스본 중 한 곳 만을 여행할 수 있을 때 포르투를 골랐던 이유는 나는 수도(capital)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포르투에 더 끌렸다.
도시가 주는 일정량의 소음과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에너지를 좋아하곤 했는데, 요즘은 한적한 곳에 가서 생각을 비우는 시간이 소중하다.
다음 유럽 여행을 기약하며 오랜 공백 끝 복귀사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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