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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두 달 만에 일기를 쓰다니..
나 자신 반성합니다…
한 달에 한번 사진을 올리고 일기를 쓰겠다는 다짐은 무리가 아닌 듯했지만 무리다.
2월 일기에 2학기가 되니 여유롭다고 했었는데 학기 초라 여유로웠던 것이었다.
수업은 주 4회 있지만 매 수업마다 과제와 발표가 있기 때문에,
매일매일 돌려막기 식으로 하루 전날 과제를 하곤 한다. 하하
또 팀으로 진행되는 과제들이 많다 보니 수업에 따라 달라지는 팀원들 저마다의 일정에 맞춰 만나는 것도 일이다.
얼마 전에는 다 같이 모여 앞으로의 시간표를 고등학교 시간표처럼 쉬는 시간까지 정해놓고는 했다.
이번 학기가 유독 힘든 이유는 학교 수업과 더불어 수많은 여행일정이 있기 때문이다.
몇몇 개는 개별적으로 계획한 여행이긴 했지만,
3월 수학여행이 끝나고 4월에는 스페인 빌바오에 전시를 하러 다녀왔다.
힘들다고 투정 부리기에는 아주 멋진 여행이었다.
2017년에는 관광객1로 다녀온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에 2022년에는 참여자 1로 다녀오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학기 10월에 2주 동안 했던 디자인 마스터 클래스 수업의 최종 결과물을
[Motion, Autos, Art, Architecture]라는 전시 한편에 전시하게 되었다.
전시는 자동차의 역사부터 시작해서 미래까지 이어졌다.
15개의 건축학교에서 자동차의 이동성과 미래공간의 상관관계를 생각해 보는 전시의 한 학교로 참여한 것이다.
홍익대학교도 있었다.
내가 먼저 다가가서 인사했어야 했는데 뒤늦은 아쉬움을 느꼈다.
5월에는 스페인 발렌시아에 가야한다.
졸업작품 사이트로 5개의 도시(발렌시아, 마르세유, 베를린, 취리히, 로테르담) 중 발렌시아로 배정되었다.
나는 더 이상의 여행은 재정적으로 신체적으로 무리가 될 것 같아서 로테르담을 원했는데 이뤄지지 않았다.
스페인어권 동기들이 제일 많아 백색소음으로 스페인어를 듣게 되고 두 달 연속 스페인도 가고 트랜스 라티나가 된 것 같다.
이렇게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해야지 별 수 있나.
요즘 해가 점점 길어진다.
네덜란드에 2021년 7월 27일에 착륙해서 점점 짧아지는 낮과 비바람과 태풍에 시달리다가 화창한 날씨를 경험하니 새롭다.
생각해보니 몇 번의 유럽여행은 모두 겨울이었다.
사람들이 왜 여름 유럽을 칭찬하는지 이제야 알겠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있다.
해가 길어서 생긴 단점.
저녁을 먹으며 쉬다가 아직도 밖이 밝아서
'7시쯤 되었나 보다 좀 더 쉬다가 과제해야겠다' 생각하면 어느덧 9시가 지나있다.
그래서 그냥 쭉 쉬곤 한다.
Project Global Part3 가 시작되었다.
처음으로 개인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발표 후 질문을 받으면 나는 고민을 하고, 팀원들이 바로 반론을 펼치곤 했는데 이제는 나 스스로 방어를 해야 한다.
질문에 바로바로 답변을 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한국어로 발표했다면 똑같았을 것이다.
나의 사고력과 발표능력을 키워야 하는 수밖에.
오래전부터 친구 박공원 씨와 구상한 밴드 결성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밴드 이름은 이미 정해 놓았고, 심지어 1집 앨범커버도 머릿속에 그려져 있다.
준비되어 있지 않은 것은 실력뿐.
그래서 갑자기 학생센터 TU Delft X에서 운영하는 음악수업에 등록했다.
원래는 드럼을 등록하려고 했지만 이미 마감된 바람에 베이스 기타를 등록했다.
악기는 입구에 있는 안내소에서 학생증을 내고 빌릴 수 있다.
수업은 저녁 7시였고 나는 오후 2시쯤 등록을 했다.
설마 선생님이 내가 등록한 사실을 알지 못할까 생각했다가,
설마 철두철미한 네덜란드 사회에서 소통이 원활하게 되었겠지 싶었는데,
선생님은 나타나지 않으셨다.
악기도 빌려놓고, 연주하고 싶은 악보도 하나 뽑아 놓았기 때문에 혼자 연습할 수 있었다.
음을 내는 것은 할 수 있지만 어떤 식으로 선을 튕기는지는 모르겠다.
시간이 남아 연습실에 있는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오셨다.
8시 수업을 하러 오셨고, 7시 수업이 있다는 사실은 모르고 계셨다.
다행히 다음 주에 이번 주 못한 수업을 하기로 했다.
오랜만에 피아노를 연주하니 기분이 좋았다.
아무리 일상이 바빠도 취미에 투자한 시간은 언제나 더 큰 만족감을 준다.
풋살에 이어 새로운 활동, 새로운 공간을 접하게 되어 기쁘다.
취미생활을 하는 스스로의 모습이 멋있다고 생각할 때 더 큰 성취감이 있다고 한다.
베이스를 선택한 이유는 소리가 멋있기도 하지만
평균적인 수준에 도달하기는 쉬운데 고급 스킬을 익히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요구된다고 하기 때문이다.
2배 빠르게 70점을 받는건 쉬운데 2배 시간을 투자해 100점을 받는건 어려운 나에게 적합한 악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6번의 수업을 빠지지 않고 나가면 한 곡은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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