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한국 대통령 선거는 3월 9일이었지만
재외국민 선거는 투표용지를 해외 수송해야 하기 때문에 몇 주 일찍 한다.
2월 23-28일까지.
나는 대사관이 있는 도시에 산다는 것을 뽐내기라도 하듯 첫날 아침에 가서 투표를 하고 왔다.
할아버지께서 연락을 할 때마다 대사관에 가보았냐고 물으셨는데 이제야 가볼 수 있게 되었다.
입구에 주 네덜란드 대한민국 대사관 재외투표소라고 쓰여있는데 기분이 묘했다.
매번 투표를 하러 갈 때마다 기분이 묘하지만, 이번에는 더더욱.
3월 10일부터 15일까지 5박 6일 동안 수학여행을 다녀왔다.
지난번 일기에서 쓴 것처럼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떠난 여행.
일단 걱정한 것만큼 차를 엄청 많이 탔다.
마지막 날은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네덜란드 델프트까지 총 11시간 시간을 이동했다.
그래도 운전을 한 동기들과 교수님도 있어서 불평을 할 수 없다.
Project Global - Ground 수업으로 떠난 수학여행 이어서 땅과 관련된 곳들을 답사했다.
소금광산, 석회 댐으로 수몰된 마을, 빙하가 쏟아 저 내리기 일보직전인 산, 공항 인근 소음을 줄이기 위한 인공 지형 등등.
아침 8시부터 하루 평균 8시간씩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온갖 외진 곳을 다닌 것 같다.
그래서 점심은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있는 이름 모를 작은 마을에서 먹거나 차에서 햄버거를 먹었다.
저녁에는 호텔 체크인을 마친 뒤에 같이 차를 탄 일행끼리 나가서 식사를 했다.
벨기에 리에주, 프랑스 브장송, 스위스 로잔, 이탈리아 베르가모, 그리고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각각 하루씩 숙박을 했다.
고 말하면 00 도시에 있는 00 가보았니?라는 질문을 받겠지만
도시에서 한 일이라고는 저녁을 먹고 쇼윈도에만 불이 켜진 상점들을 보며 호텔로 돌아온 일뿐이라서 할 말이 없다.
그래도 리에주에는 일찍 도착해서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조망대에도 가 보고
브장송에서는 일찍 일어나서 옛 요새를 보았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한 장면을 꼽자면 이탈리아 Erto e Casso라는 작은 마을에서 점심을 먹은 것이다.
한 식당에 전체 인원이 한 번에 들어가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에 반은 새로운 식당을 찾아 떠났다.
15분 정도 헤맨 끝에 다른 식당을 찾았다.
그곳에서 날씨 좋은 날 이탈리아의 산맥을 보면서 테라스에서 라구 파스타를 먹었다.
그렇게 목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여행을 다녀와서 화요일 밤 11시에 집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수요일 아침 9시 수업이 또 있었다.
중고등학교 수학여행 때도 다음날 당연히 학교에 갔던 것 같지만 한국 중고등학교와 네덜란드 대학원이 같을 것이라고 그 누가 짐작했을까..!
더 이상 한국 고3 같은 베를라헤 체계에 대해 놀라지 않으려고 해도 쉽지가 않다.
여행을 다녀온 주말 토요일에는 이스라엘 친구가 주취 하는 파티에 다녀왔다.
Purim이라는 이스라엘의 명절이 있다고 한다.
성경에 기록된 유대인들이 대거 핍박받다가 살아난 사건을 기리는 축제다.
코스튬을 입고 과자, 초콜릿 등 달달한 간식들을 주고받는 것이 전통이라고 한다.
우리는 서커스로 주제를 정하고 나는 치타 페이스페인팅을 했다. (동물 조련사 옷을 입은 친구가 있었다.)
그리고 달고나를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만들기 어려웠다.
한 번에 설탕을 넣으면 타고, 소다를 많이 넣으면 걷잡을 수 없이 부풀고, 모양을 너무 빨리 찍으면 달라붙고,
모든 것이 완벽했다 싶어도 마지막에 떼어내는 과정에서 깨지기도 했다.
10번 이상 시도한 것 같은데 결국 한 개 성공했다. 하하하
그래도 오징어 게임에 나온 과자라고 열심히 설명한 다들 덕분에 잘 먹었다.
파티는 동기의 로테르담 집에서 했다.
서양 파티는 술과 음악이 중심이기 때문에 먼저 저녁을 먹고 갔다.
로테르담에 소주바라는 한국식 치킨을 파는 집이 있다.
구글 평점이 4,6이고 인기가 많다고 소문이 나있길래 엄청난 기대를 안고 갔다.
치킨 튀김은 괜찮았지만 양념이 짜고 무엇보다 치킨무 대신 김치를 줬다...!!!!!
네덜란드가 미식의 나라가 아닌 또 다른 증거로는 대부분의 식당들이 구글 평점이 좋다.
위에서 극찬한 이탈리아 작은 마을 식당은 평점 4,3인데...
2월 중순 거대 태풍이 지나간 이후로는 날씨가 좋아지는 것 같다.
며칠 전에 사하라 사막에서 온 황사바람이 불어서 잠깐 내가 서울에 살고 있는 줄 알긴 했지만...
오늘은 덴하그 중앙도서관에 왔다가 날씨가 따듯하고 좋아서 도서관 옆에 있는 호수에 나가서 점심을 먹었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8.06.2022 (2) | 2022.06.08 |
---|---|
03.05.2022 (4) | 2022.05.03 |
22.02.2022 (0) | 2022.02.22 |
31.01.2022 첫번째 학기를 마치며 (2) | 2022.01.31 |
19.12.2021 (2) | 2021.12.20 |
- Total
- Today
- Yesterday
- 네덜란드 인턴
- 티켓팅 사기
- v
- 코펜하겐
- Peter Zumthor
- 트위터 아옮 사기
- 리스본
- 베를라헤
- Bruder Klaus Feldkapelle
- 오아시스 티켓팅 실패
- 졸버레인
- 네덜란드 도시계획
- 피터줌토 채플
- 네덜란드 건축
- 런던
- 모더니즘 건축
- 포르투
- 슈뢰더 하우스
- 네덜란드
- 콘탁스 tvs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