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기

22.02.2022

yesah 2022. 2. 22. 14:22

오늘은 일기를 올려야만 하는 날이다.

이천이십이년 이월 이십이일. 2022/02/22 혹은 22/02/2022

이천이십삼년 이월 이십삼일, 이천이십사년 이월 이십사일 도 있겠지만 이천이십이년 이월 이십이일 과는 완성도가 다르다.

 

새로운 근황, 월 2회 풋살을 하기 시작했다.

헤이그 왕립 예술대학교 한인 풋살 모임을 소개소개로 알게 되어서 함께 뛰게 되었다.

생활운동인 자전거 타기만 하다가 고등학교 졸업 후 처음으로 구기종목을 하게 되어서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시작했다.

아직 두 번 뛰어본 것이 전부이지만, 이제는 풋살화도 구비한 진지한 아마추어가 되었다!

풋살도 재미있지만, 많은 한국인들을 만나게 되어서 신기하고 재미있다.

첫 번째 경기가 끝나고 뒤풀이로 다 같이 모여서 치킨과 피자를 시켜먹었는데,

한 분이 양념치킨 소스를 만들어서 양념치킨을 먹었다. 감격스러운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근황으로는 동기 중에 코로나 확진자가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현재 5명이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 중에 있다.

한국도 네덜란드도 전 세계가 오미크론 바이러스 때문에 제정신이 아니다.

와중에 네덜란드는 이제 공연장과 클럽 등 문화시설은 새벽까지 전면 개장을 하고,

마스크 착용은 대중교통에서만 의무화된다는 새로운 방역지침을 발표했다.

과연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두고 봐야겠다.

일단 kf94 마스크가 떨어져서 다시 주문했다.

 

지난 한 주 동안은 서유럽 전체가 영국에서 온 태풍 유니스로 난리였다.

평소에도 한 바람 하는 네덜란드도 역시나 강력한 바람을 선보였다.

집 바로 앞에 운하가 있는데 바닷물이 바로 흘러오는 운하라서 저녁이 되면 바람이 세다고 느낄 때가 있었다.

그런데 지난주 금요일에는 바람이 너무나 세서 도저히 자전거를 타고 갈 수가 없었다.

작년 여름 가족들과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 새별오름에서 상당한 바람을 경험하며

네덜란드 바람을 예습한다고 생각했는데 부족했다.

동기들 단톡에서는 다양한 연락통으로 받은 태풍 피해 사진들이 오고 갔다.

나무들이 뿌리째 넘어져서 길가에 주차된 차가 훼손되고 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한다.

가장 심했던 금요일은 오후 2시 이후로 기차 편이 전면 취소되어서 수업을 줌으로 진행했다.

철없이 줌 수업에 기뻐한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심각한 태풍이었다.

 

새 학기는 아직까지 견딜만하다.

지난 학기에 비해 매우 수월하다.

두 번째 학기라 경험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절대적으로 수업이 여유롭다.

그래서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있다. 언제 당장 바빠질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장은 주어진 자유를 즐겨야겠다는 생각이다.

 

지난 학기 가장 비중이 큰 수업이 Project NL이었다면 이번 학기는 Project Global이다.

점점 세계관이 커져서 졸업학기에는 Project Universe!! 인 것은 아니고 Thesis Project로 졸업작품을 준비하게 된다.

Project Global 에는 새로운 교수님과 함께 하는데, 역시 평범하지 않은 분이다.

일단 목소리와 걸음걸이도 특이한데, 얼핏 보기에는 산만한 사람처럼 보이는데

모든 학생들의 발표를 주의 깊게 듣고 매번 그에 걸맞은 예시를 설명한다.

선배들이 필립과 함께하는 수업은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Project Global에서는 두 개의 도시를 공부한다.

이번에는 독일 베를린과 남아프리카 공화국 요하네스버그.

그리고 한 도시로 현장학습을 떠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이번 수업 핵심이다. 

요하네스버그를 계획했지만, 코로나 상황 악화로 인하여 유럽 로드 트립으로 대체하게 되었다.

그런데 역시 베를라헤를 얕보면 안 될 것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중에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목요일부터 화요일까지 주말을 포함해서 여행을 간다.

여행은 즐겁기 때문에 주말을 뺏긴 것에 전혀 실망스럽지 않다.

과연 이곳의 현장학습은 어떤 형태로 이뤄질까 알 수 없는 그림자가 다가오는 느낌이 들뿐이다.

햇살이 아니라 그림자라고 표현한 이유는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스위스, 독일 5개국을 6일 동안 자동차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유럽 운전면허가 없어서 운전기사가 되지 않은 것이 다행인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함께 일정을 의논하는데, 많은 곳을 정차하지 못하고 차를 타고 지나가게 될 것 같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분명 잊지 못할 즐거운 여행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여행 전 코로나 걸리는 동기 없이 모두가 건강하게 여행을 다녀올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지난 학기 Project NL에 대한 성적을 받았다.

첫 번째로 성적이 생각보다 잘 나와서, 두 번째로 성적표가 너무 세분화되어 있어서 놀랍다.

세 번째로는 나머지 수업은 아직도 성적이 안 나와서 놀랍다.

Part 1과 2로 나뉘어서 각자의 작업, 최종 발표, 수업 태도, 전체 작업에 대한 기여도 항목이 있었다.

마지막 총평으로는 각각 프로젝트에서 보완할 점을 설명했다.

그다음 날 한 명씩 수업을 담당한 교수님 두 분과 한 학기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무엇을 배웠는지, 아쉬운 점이 있는지, 다른 학생들과 작업하면서 어떤 점을 느꼈는지 등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숫자로 나타나는 한 학기의 성과에 미련을 갖지 않으려고 해도 아쉽거나 혹은 알 수 없게 들뜨곤 했는데,

설명과 대화가 있는 성적은 차분한 마음과 동기부여를 준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3.05.2022  (4) 2022.05.03
22.03.2022  (3) 2022.03.23
31.01.2022 첫번째 학기를 마치며  (2) 2022.01.31
19.12.2021  (2) 2021.12.20
26.11.2021  (3) 2021.11.27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