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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2025.06.29 서른 즈음에

yesah 2025. 6. 29. 12:38

만 나이 29살, 한국 나이 31살로 부정할 수 없는 서른 살을 앞두고 있다.

건축나이 10살이에 비로소 건축으로 돈 벌어서 저축하고, 취미생활도 하면서 살 수 있게 되었으니 또 새로운 첫 발을 내딛은 것 같다.

 

매년을 돌이켜보면 사건사고가 많았지만, 작년 12월부터 올해는 한국 현대사에 큰 일이 많이 일어나기도 한 6개월이었다.

사실 매 달 티스토리 글을 올리기로 한 결심을 야매로 지키기 위해서 지난 달에 비공개 글을 올리고

내용을 조금 덧붙인 다음 공개 포스트를 하려고 했었지만,

몇 주 동안에 대통령선거, 취업, 아빠의 환갑 등 새로운 일들이 계속해서 생겨나는 바람에

한 달 결심을 못 지키더라도 쓰고싶은 내용을 적는게 더 중요하기에 5월에는 새 글을 올리지 못하고 지나갔다!


2025년이 절반 지나간 시점에서 새해 다짐을 돌이켜 보면,

1. 티스토리에 글 쓰기 - 앞서 말했듯이 야매로 지키다가 5월에 못했다. 그래도 다시 돌아왔으니 박수 👏

2. 일기쓰기+듀오링고+독서 - 일기쓰기는 10대때부터 매해 새해다짐이었다가 언젠가 일상으로 자리잡은 좋은 습관중 하나이다. 그런데 요 근래 조금씩 성의가 없어지기는 한다. 듀오링고는 어느덧 670일 정도 매일 공부를 한 나름 중급 학습자이다. 걸쳐간 언어들은 많다. 네덜란드어, 독일어, 일본어, 포르투갈어 요즘은 스페인어를 제일 열심히 한다. 독서는 아마 한글을 깨친 이후로 쭉 하고싶지만 많이 하지 못하는 나름의 지병이다. 출근길에 듀오링고 혹은 독서를 하는 습관을 갖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3. 레빗 공부 - 4월 5월에 수업을 듣기도 했고 요즘은 업무의 일환으로 레빗 공부를 하는 중이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유투브나 책을 보면서 혼자 연습하는 것보다는 실제 업무에서 쓰면서 배우는 것이 훨씬 기억에 남고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다른 프로그램도 그냥 어깨너머로 마감 기간에 급하게 배우면서 익혔지 레빗처럼 각잡고 배운 프로그램은 없는 것 같다.

 

중학교때까지는 시험기간이 되면 성실하게 계획표를 작성했다. 

수요일에는 국어 2장 문제풀이, 목요일에는 과학 요점정리, 금요일에는 전체 모의고사 풀기 등등 구체적으로 작성했지만

돌이켜 보면 100% 이행한 날이 처음 이틀 정도 되려나?

그래서 운이 좋게 시험을 잘 보면 나태해지고, 시험을 못보면 자책만 남는다.

 

요즘은 결심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그냥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 나에게 계획을 물어보면, 저는 앞으로 어디서 살아가게 될지도 모른다고 답하곤 한다.

모든 가능성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살아가면서 앞으로 나에게 더 많은 가능성을 가져다 줄 것 같은 선택지를 택하고 싶다.

그 전까지는 간생간사로 겉보기에 뽀대나는 것을 택했지만, 이제는 조금 더 현실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

스스로와 30년을 살아왔고 앞으로 살아온 날보다 더 살아가야 될 텐데 매일매일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강박적인 다짐은 위험한 것 같다.

꺾이지 않는 마음보다 중요한 건 꺾여도 계속하는 마음이라는데, 나에게는 건축이 그런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대학교 1학년 때 학교 수업과정의 일환으로 참여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뒤 늘 근자감과 부담감이 함께 있었다.

그 이후로 더 더 성장해 나갔어야 하는데 그보다 더 큰 성과를 낸 적은 없어서 숨기고 싶었던게 더 크다.

나름의 이력이지만 떠벌리고 다니지 않는 것이 나의 추구미와 맞기도 해서 그런것도 있다.

지금 글에서 언급하는 이유는 나를 옭아매던 여러 작은 레이어 중 하나였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가끔은 이상한 것들에서 솔직해지는데 감추고 싶은 것들은 영영 감추기도 하는것이 이질적이다.

 

어제는 작년 크리스마스 즈음 친구가 보낸 편지를 다시 읽어보았다.

25년이 나의 선택들이 맞았다는 확신을 가져다 주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는 인사가 있었는데, 당장 올해가 아니더라도 먼 훗날 20대를 돌이켜 확신이 생긴다면 좋겠다!

지금은 아직도 불확실 투성이! 안개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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