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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락 음악 장르를 가장 많이 듣게 된 뒤로 오아시스는 줄곧 가장 좋아하는 밴드였다.
해체된 뒤 좋아하게 되어 그들의 완전체를 볼 수가 없다는 점은 또 다른 매력 포인트였다.
젊은 불꽃이 시간이 지나 소강상태에 도달하듯 오아시스도 재결합을 하게 되어 한국에 내한을 하는 날이 왔다.
꿈꾼 적도 없는 소망이 이루어진 것이 이런 기분일까.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해도 콘서트에 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일주일 전 공연 일정과 선예매 절차가 뜨고, 언제나 덕질에 서투른 나는 선예매에 당첨되지 못했다.
어제 선예매 티켓팅이 끝나고 오늘 2차 예매가 시작되었다.
오늘 12시 00분 00초에 예매 버튼을 눌렀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50,000여 명의 대기자가 있었고 좌석 예매율은 점점 올라갔다.
같이 가자고 초대한 친구와 또 티켓팅을 도와달라고 요청한 친구들 모두 비슷한 상황이었다.
오늘 이 방법으로는 절대 티켓을 구하지 못하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때 친구에게 연락이 왔는데 트위터에서 꽤나 앞번호의 티켓팅을 2 연석 판다는 게시글을 본 것이다.
바라던 티켓 보다도 좋은 티켓이 정가 187,000에서 크게 차이 나지 않는 200,000원에 올라온 조건이 너무나 합리적이어서 냉큼 메시지를 보냈다.
상대방은 인터파크 티켓 캡쳐 화면을 보여줬고 계좌번호를 알려주며 송금 확인 후 티켓 아옮(아이디 옮김)을 해준다고 했다.
상대 계정은(@tiket_dududodo) 여러 콘서트 티켓을 판매하고 있었다.
경험이 있는 친구들에게 화면을 보여주고 확인받은 뒤 무통장 입금으로 2매 400,000원을 냉큼! 송금했다.

바로바로 답장이 오던 판매자는 송금 후 9분이 지나도 답이 오지 않았고 취소 수수료 문제로 408,000원을 보내주기를 요구했다.
8,000원을 추가로 보내는 게 아니라 408,000원을 보낸 뒤 400,000원을 환불해 준다는 것이 상대방의 주장이었다.
신뢰도가 급하락 하여 최소를 요청하니 금일 18시에 일괄 환불을 처리한다고 하여 낙관을 품고 기다리기로 했다.
트위터에는 벌써 비슷한 수법으로 사기를 당한 사례가 올라오고 있었고 나도 그중 하나라는 확신과 함께
그리도 6시까지 기다리면 송금해 주지 않을까 하는 1퍼센트의 안일한 기대가 있었다.
오후 6시 송금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상대방 계정은 나를 차단하여 아무런 메시지도 보낼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상대가 6시로 얘기한 이유는 그 이후에는 경찰서 신고접수가 불가하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은 금요일이기 때문에 주말 동안 또 다른 수법을 써서 계좌를 세탁하고 없는 일로 만들 것이다.
그래도 월요일에 경찰서에 가서 신고를 하려고 한다.

사기꾼들은 타인의 희망을 조롱하듯 뒤통수를 친다.
콘서트에 가려고 한 기대가 20만 원을 잃은 절망이 되었다.
20만 원은 사기로 잃었다기엔 소소한 금액이다.
경찰에서는 비슷한 사례가 무수히 많기에 협조를 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같은 수법이 자세히 널리 알려져서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이 없어지면 좋겠다.

친구가 보내준 자료
이 계좌들은 입출금 계좌가 아닌 적금계좌로 조회를 피할 수 있다고 한다.


상대방 트위터 아이디 : 두두
@tiket_dududodo
2021년 1월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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