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일기

19.09.2022 1년차 QnA

yesah 2022. 9. 19. 17:56

네덜란드에 살게 된지 일년이 넘었다.
이제는 다른 나라에 갔다가 네덜란드에 도착해 통신사에서 문자를 받으면 (읽지 못해도) 안도감이 느껴진다.

일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지난번 작성했던 QnA 항목들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1. 네덜란드 날씨

올해 여름이 더운 편이었다고들 한다.
하루는 38도를 웃돌았던 적이 있다.
잘 모르지만 헤이그는 바다가 있기 때문에 나는 해수욕으로 이겨냈지만 앞으로도 무더위가 계속된다면 걱정이다.

여름에는 해가 정말정말 길다. 6시부터 밤 10시까지 밝다.
처음에 서머타임 개념을 들었을때 정말 말도안되는 개념이라고 생각했는데,
1시간을 늦추지 않았으면 11시까지도 해가 지지 않아서 혼란스러울것 같다.

지금 9월을 기준으로 갑자기 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나는 9월 날씨가 무슨 이렇게 쌀쌀하냐며 호들갑을 떨지만 네덜란드 거주 경력이 2년이 넘은 사람들은 초연한 듯 하다.

2. 네덜란드와 자전거

자전거에 대해 들은 농담반 진담반 이야기들은 진담이 대부분이었다.
(사람수보다 자전거수가 많다, 좋은 자전거는 도난당한다, 월요일 아침이면 자전거 주차장에서 자전거를 찾기 힘들다 등등)
외국인인 나도 자전거 2대를 가지고 있으니 더치들은 평생 거쳐가는 자전거가 몇대가 되려나 궁금하다.
1인 1자전거를 너머서는 보급률 때문에 간혹 자전거를 타면서 한 손으로는 자전거를 끌고 가는 사람들이 있다.
나라면 다음날 대중교통을 타고 같은 장소에 가서 나머지 1대를 타고 올텐데 더치의 합리성에 맞지 않는 생각인가보다.

다들 자전거를 잘 타고 다양하게 타기 때문에, 자전거 추격 영화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두 손을 놓고 타는 사람, 한손으로는 커다란 짐을 들고 타는 사람, 뒷바퀴에 서 앞사람에 손을 얹고 가는 사람 등등
자전거의 종류도 다양하다.
옆에 서핑보드를 설치할 수 있는 자전거도 있고, 대한민국만세가 타던 것 같은 아이를 태울 수 있는 수레가 달린 자전거도 흔히 보인다.
영유아시절에는 자전거 앞뒤에 카시트처럼 아기용 안장을 설치해서 앉고 5세가 넘어가면 수레에 앉는 것 같다.
승차감은 어떨지 모르겠다.

자전거 잘 탄다 하는 사람들은 신호대기를 할 때 한손으로 신호가 바뀌는 버튼을 누르고 기다린다.
바닥에 발을 딛지 않고 바로 출발할 수 있기 때문에 더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보기에도 멋있어 보인다.
처음 성공했을때 정말 뿌듯했다 하하

3. 네덜란드 음식

첫학기에 했던 네덜란드의 식문화를 기록하는 프로젝트 때문에 네덜란드의 샌드위치 사랑을 알게 되었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점심으로 마트에서 파는 식빵 한 덩어리를 봉투째 놓고 땅콩잼, 치즈, 루꼴라 등을 얹어서 먹는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실용적인 점심식사라고 자부하는데, 어떻게 샌드위치만 먹고 세계에서 가장 평균신장이 큰 나라가 되었나 하는 의문은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이다.

아침, 점심으로는 식기를 사용하지 않고 저녁식사에만 식기를 사용한다고 설명하는 네덜란드 친구도 있었다.
그렇다면 저녁으로는 무얼 먹는가.
다행히 저녁도 샌드위치를 먹지는 않고,
가장 일반적인 네덜란드식 저녁식사는 삶은 감자와 삶은 채소들에 고기를 곁들여 먹는것이라고 한다.

4. 네덜란드 집

요즘 갈수록 집값이 오르고 심지어 전기, 가스비 등 관리비도 오르고 있다.
현재 운이 좋게도 관리비가 포함된 집에 살고 있지만, 친구 중 한명은 집주인이 찾아와서
가스비가 올라서 월세를 올리겠다고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 집을 구할때는 고생 깨나 했지만 좋은 집을 잘 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또 이사를 할 생각을 하면, 가구를 처분해야 하거나 트럭을 빌려 가구를 옮겨야 하는데 상상만 해도 힘든 일이다.
졸업 후 어느곳에서 살 지 전혀 짐작할 수 없지만 가능하면 지금 집에서 오래오래 살고싶다는 작은 소망이 있다.

5. 네덜란드 코로나

일년사이에 코로나라는 항목이 있었던게 어색하리만큼 코로나가 일상속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제는 주변에 확진자도 없고, 얼마나 많은 환자가 있는지도 모른 채 살아가게 되었다.
네덜란드는 하우스 닥터 시스템으로 직접 동네에 있는 병원을 찾아 등록해야 한다.
나는 학생용 의료보험은 있지만 아직까지도 의사를 등록하지 않았다.
여기 있는 동안은 안 아플 계획으로 등록하지 않고 버텼던 것인데, 건강을 자만할 때 큰코다치게 된다.

6. 네덜란드 사람들

이제는 직감적으로 인종차별을 할 것 같은 사람들이 느껴진다.
특히 해가 지고난 뒤에 몰려다니는 10대 남학생 무리들은 빠짐없이 다가와 니하오 라고 인사하곤 한다.
그때그때 다르게 반응해서 가장 치명적인 반응을 알아내려고 하는 중이다.

하지만 자전거에 관련해서는 모두가 친절하다.
자전거에 문제가 생겨 길가에서 자전거를 만지작거리고 있으면 꼭 한두명씩 멈춰서 도와주려고 한다.
지난번에는 모퉁이를 돌다가 빗길에 미끄러졌는데,
반대편에서 걸어가시던 할머니 두 분이 다가와 일으켜주신 뒤 그런데 멋지게 넘어졌다고 엄지를 치켜올리고 떠나셨다. ㅋㅋㅋ

한국은 흔한 성이 많고 그에 비해 이름은 다양한 편이라면, 네덜란드는 흔한 이름이 많고 성이 다양한 편이다.
성의 다양성에는 van 을 넣는 것이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한국도 김해출신 김철수 경주출신 김철수 라고 부른다면 성씨가 훨씬 다양한 것 처럼 보일테니 말이다.

7. 네덜란드 언어
Duolingo라는 어플로 하루에 하나씩만 하는 초보 중 초보지만, 귓등으로 들어서 그런지 인근 유럽국에 나갔을때 들리는 더치를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아직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네덜란드 언어는 aa, eeë 등 모음을 연이어 쓰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또 ij 는 장모음 i 처럼 발음 하는데 필체로 쓰는 경우 ÿ 처럼 보이게 쓰는 사람들도 있다.
옛날 타자기에서 ij 가 한 키보드에 있는 것을 보았는데 이전에는 하나의 알파벳으로 존재했을 것이라고 추론해 본다.
훈민정음에서 없어진 아래아 , 처럼 말이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02.2023 마지막 학기를 마치며  (0) 2023.02.12
30.10.2022  (0) 2022.10.31
12.07.2022 두번째 학기를 마치며  (0) 2022.07.12
08.06.2022  (2) 2022.06.08
03.05.2022  (4) 2022.05.03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