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수학여행

3월 10일부터 15일까지 5박 6일간 떠났던 수학여행 사진들.

 

당시에는 차를 너무 많이 타서 지루하다고 생각했는데 사진들을 다시 훑어 보니까 좋은 시간들이었다.

 

땅을 주제로 한 답사였기 때문에 건축보다는 알 수 없는 외딴곳을 돌아다니며 광산, 지형 등을 답사했다.

 

H+N+S Landscape Architects - Buitenschot Land Art Park

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 부근에 위치한 인공 지형이다.

 

비행기 이착륙 시 발생하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언덕이다.

 

2,5m 정도로 보기보다 높이가 높고 규모도 크다.

 

이름은 공원이지만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유동인구가 많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언덕으로 인해 가용 공간이 줄어들어서 휴식을 위한 공원으로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소음 차단과 공원 두 마리 토끼를 잡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프로젝트.

 

Kazematten Waldeck Maastricht Underground

첫째 날 갔던 마스트릭트에 있는 석회암 동굴이다.

 

요새로도 사용되었다고 하고 벨기에와 가까워서 전쟁 중에 비밀 통로로 이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Le Corbusier - The Radiant City

유일하게 주제와 관련없이 방문한 곳.

 

또 다시 등장한 르 꼬르뷔지에가 설계한 아파트이다. 르또르뷔지에...

 

  Léon Azéma, Max Edrei, and Jacques Hardy - Ossuary Verdun Memorial 1

가로로 찍을걸 왜 세로로 찍었을까 생각하는 사진.

 

중요한 것은 구도가 아니라 이 장소가 가진 의미이다.

 

세계 1차 대전 중 베르됭 전투에서 희생된 군인들을 기리는 기념관이다.

 

Léon Azéma, Max Edrei, and Jacques Hardy - Ossuary Verdun Memorial 1

 

프랑스 군인뿐만 아니라 상대편이었던 독일군의 시신까지도 안치되어 있다.

 

이름과 나이도 알 수 없는 군인들도 있었다.

 

세계대전의 잔재가 전부 치유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직도 곳곳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는다는 현실이 비극적이다.

 

Saline Royale d'Arc-et-Senans

프랑스에 위치한 18세기 소금 작업장.

 

건물로 둘러싸인 원형광장이 있고 사진 속 건물을 중심으로 좌우대칭을 이루고 있다.

 

소금 작업장에서부터 노동자들의 숙소까지 계획된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였다고 한다.

 

Randa Train Station

빙하를 보러 갔던 스위스 작은 마을 '란다'란다.

 

평화로운 마을 풍경과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몇 분을 뛰어서 헤매던 기억이 남는다.

 

역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하고 스위스 관광청에서 배포하는 엽서에 나올법한 사진을 찍었다.

 

Bergamo

베르가못에서 아침산책을 하다가 마주한 건물.

 

원형 교차로에 최적화된 곡률과 평이한 저층부와 요란한 고층부의 조화가 흥미롭다.

 

5층 건물일까 6층 건물일까?

 

1980년 홍수로 댐이 범람해서 마을이 수몰되면서 교회를 재건했다고 한다.

 

내부 공간도 멋있었는데 어두워서 사진이 찍히지 않았다.

 

동선 곳곳에 만들어진 빈 공간에는 이전 교회의 흔적들을 찾을 수 있다.

 

Barrage de Vouglans

마을이 수몰되게 한 원인제공을 한 댐.

 

지금은 쓰이지 않는다고 한다.

 

댐이 들어서기 적합하지 않은 토질에 무리해서 시공하다 보니 일어난 사고라고 한다.

 

사실 모든 사고들은 인재라고 볼 수 있겠지.

 

Barrage de Vouglans

댐의 고장에서 나고 자랐지만 댐의 밑바닥을 밟아본 적은 없다.

 

웅장한 콘크리트 덩어리는 무엇을 위해 만들어졌을까.

 

인간의 모든 행위가 덧없고 소모적이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수학여행을 다녀온 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언급했던 식사를 한 마을이다.

 

2G 폰을 쓰는 교수님이 앞장서서 식당을 찾아낸 것에 대해 의문과 존경심을 품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옆에서 길잡이를 해 준 학생이 있었다고 한다.

 

이탈리아 알프스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다.

 

마지막 날 스위스 인스브루크에서 묵었던 숙소.

 

일정 내내 도심에 위치한 숙소에 묵었는데 마지막 날은 우리를 납치하기라도 할 것 같은 산골에 위치한 산장에 묵었다.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호수도 있고 스위스의 산맥이 보이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두 번째 학기 가장 큰 프로젝트 중 하나였던 수학여행 사진들을 정리하니까 비로소 이번 학기를 마무리 한 느낌이다.

 

과제 제출도 끝났고 이제 일생의 마지막 방학을 후회 없이 보내는 일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