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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22 프랑스-파리, 루베

yesah 2022. 5. 21. 23:17

일기에는 매번 바쁘다고 하지만 매달 여행을 다닌다는 것에 대한 일말의 죄책감이 있다.

 

3월 파리에 교환학생을 하는 친구가 있다는 핑계로 다녀온 파리와,

 

4월 부활절 연휴에 다녀온 루베 미술관 사진들.

 

Jules de Mérindol - Grande Halle

파리 여행 중 라빌레트 공원을 가는 사람들 절반은 건축에 발 담근 사람들이 아닐까 혼자만의 가설을 세워본다.

 

라빌레트 공원은 이전에는 도살장으로 이용되었고 "21세기에 걸맞는 공원" 공모전을 통해 만들어졌다.

 

지금은 다목적 전시장으로 쓰이는 Grande Halle는 가축 경매를 하는 곳이었다고 한다.

 

21세기에 걸맞는 파리를 위해 도살장은 더 외곽으로 이송되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탄소배출을 만들어 낸 것은 아닐까..?

 

Bernard Tschumi - La Villette 1

어쨌든 문화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공원 곳곳에는 전시장, 박람회장, 미술관, 박물관이 있다.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사람들이 정말 정말 많았다. 한강공원이 떠오를법한 인구밀도였다.

 

아무리 무리한 렌더링 이미지를 만든다고 해도 이보다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넣기 힘들어 보일만큼.

 

샌드위치를 먹는 사람들 옆에, 베드민턴을 하는 사람들, 독서를 하는 사람들, 뛰어노는 아이들까지.

 

Bernard Tschumi - La Villette 2

라빌레트 공원은 일정한 간격으로 Folies 라고 부르는 빨간색 파빌리온이 놓여있다.

 

점, 선, 면으로 표현되는 구조체를 통해 사용자들이 공간에 특징을 부여해서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추구했다고 한다.

 

한 시간 동안 머무르면서 본모습은 정말로 그랬다.

 

몇몇은 접근이 불가능했지만, 그 외 대부분은 어린이들이 뛰어놀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램 콜하스의 공모안을 칭찬하곤 하지만, 나는 최소한의 건축적 개입을 통해 제공되는 자유로운 활동들이라는 개념이 좋다.

 

Renzo Piano & Richard Rogers - The Centre Pompidou

전시를 보러간게 아니고 가방을 맡기러 간 퐁피두 센터.

 

퐁피두 센터 앞에도 아무렇게나 앉아서 소풍을 즐기고 있었다.

 

피아노 씨와 로저스 씨가 잔디를 심지 않은 것을 후회하지 않으실까.

 

 

Disney Land Paris 1

사실 이번 파리 여행은 디즈니랜드를 보러 갔다.

 

꿈꿀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하는 곳-!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어린 시절에 갔던 LA 디즈니랜드와, 6년 전 혼자 다녀온 도쿄 디즈니랜드에 이어 세 번째로 가게 된 디즈니랜드다.

 

낭만적인 도시 파리에 있는 (행정구역상 체시 라는 근교에 위치해 있지만) 동심이 가득한 디즈니랜드라니, 황홀하기 짝이 없는 조합이다.

 

\Disney Land Paris 2

파리 디즈니랜드에는 토이스토리 테마파크가 있다.

 

토이스토리 3을 최고의 애니매이션 영화로 꼽는 사람으로서(그중 최애 캐릭터는 물론 버즈 라이트이어), 파리 디즈니랜드가 좋았던 이유.

 

놀이기구는 소소한 재미를 주는 기구들 위주이지만, 각각 캐릭터들의 특색을 살려서 만들었다.

 

Disney Land Paris 3

물론 퍼레이드도 빼놓지 않고 보았다.

 

어린시절 디즈니 퍼레이드를 보았다면, 설레는 환상을 안고 보았겠다.

 

지금은 피터팬과 디즈니 공주를 직업으로 갖는다는 것은 어떨지 생각하게 된다.

 

살다 보면 웃고 싶지 않을 때도, 우울감에 잠길 때도 있는데 언제나 동심을 갖고 살아야 하는 건 축복일까 부담일까.

 

Disney Land Paris 4

물론 디즈니 성 사진도 찍었다.

 

도쿄 디즈니랜드를 기념하고자 똑같은 셔츠를 입고 갔는데 잠자는 숲속의 공주 성과 색 조합이 잘 맞아서 뿌듯하다.

 

필름 카메라로 인물사진을 잘 찍지 않는 편인데 인물사진을 찍을 때 더 아날로그의 감성이 잘 느껴진다.

Disney Land Paris 5

놀이동산 자체를 거대한 인공조형물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놀이기구야 말로 만들어진 자연이였다.

 

이름도 Big Thunder Mountain.

 

적당히 빨라서 무서운 놀이기구를 잘 타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제격인 놀이기구.

Paris bd du montparnasse

친구 기숙사 근처에 있는 어느 카페.

 

일요일 저녁 기차는 너무 비싸서 수업에 늦는다는 이메일을 보내고 월요일 기차를 탔다.ㅎ

 

그래서 월요일 아침에 급하게 카페에서 과제를 했다.

 

파리에서 공부하는 학생인 척했던 즐거운 2시간.

 

 

 

4월에 부활절 연휴로 금, 토, 일, 월 황금 같은 4일 연휴가 있었다.

 

토요일에 풋살을 하고 친구와 프랑스 릴로 1박 2일 여행을 떠났다.

 

Jean-Paul Philippon - Musée d’Art et d’Industrie André Diligent 1

릴 바로 옆 지하철로 30분도 안 걸려서 갈 수 있는 루베라는 마을에 있는 미술관이다.

 

수영장을 개조해서 만든 미술관이라는 것에 매료되어 릴, 루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아보지 않은 채 이 미술관을 보기 위해 여행을 갔다.

 

미술관 이름도 'La Piscine' 수영장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Jean-Paul Philippon - Musée d’Art et d’Industrie André Diligent 2

수영장은 폭포처럼 작고 얕게 있다.

 

그리고 주변에는 동상들 위주로 전시되어 있다.

 

생각만큼 본격적인 수영장이 아니었지만, 계속해서 들리는 물소리가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Jean-Paul Philippon - Musée d’Art et d’Industrie André Diligent 3

생각만큼 본격적인 수영장은 아니더라도, 건물 곳곳에서 이전 수영장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수영장에서만 볼 수 있을법한 타일들.

 

Jean-Paul Philippon - Musée d’Art et d’Industrie André Diligent 4

그리고 전시장 옆 상점으로 가면 볼 수 있는 물탱크.

 

Jean-Paul Philippon - Musée d’Art et d’Industrie André Diligent 5

또 샤워실로 쓰였을 법한 타일과 비누 거치대.

 

 

20세기 초반 수영장으로 처음 지어졌을 때 100년 뒤 미술관이 될 것이라는 걸 예상도 하지 못했겠지.

 

'인생은 알 수 없는 일의 연속이다'라는 식상한 문구를 다시금 깨닫는다.

 

내가 계획하고 바라는 일도 뜻대로 이뤄지지 않기도 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근사한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는 말이라고 생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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